다크 로스트가 쓰다면 — 팔팔 끓인 물 대신 87도
다크 로스트가 쓰다면 끓인 물을 바로 붓지 말고 87℃까지 식혀서 부어보세요. 진하게 볶은 원두는 이미 잘 녹는 상태라, 100도에 가까운 물을 만나면 쓴맛과 탄맛까지 끝까지 뽑혀 나와요. 끓인 물을 드립포트에 옮기고 3분 정도 두면 대략 그 온도가 됩니다.
뜨거울수록 잘 우러난다는 말 자체는 틀리지 않아요. 문제는 다크 로스트가 원래 너무 잘 우러나는 원두라는 거죠.
진하게 볶을수록 잘 녹아요
오래 볶을수록 원두 조직은 부서지기 쉬워지고, 쓴맛을 내는 성분도 늘어나요. 그래서 다크 로스트는 조금만 뜨거워도 쓴 성분이 빠르게 녹아 나옵니다.
여기에 100도 가까운 물을 부으면 단맛이 다 나온 뒤에도 추출이 안 멈춰요. 쓴맛, 탄맛까지 바닥까지 긁어내는 거죠. 과다추출이에요.
에티오피아 같은 라이트 로스트가 95도를 원하는 거랑 정확히 반대예요.
온도는 낮게, 분쇄는 굵게
다크 로스트는 덜 녹이는 쪽으로 맞춥니다. 물 온도 87℃로 쓴 성분이 녹는 속도를 늦추고, 굵게 갈아서 표면적을 줄이고, 시간도 짧게 가요. 총 2분 15초로 기본 V60(2분 30초)보다 짧아요.
BrewCue 다크 로스트 드립 레시피
원두 18g, 물 270g(1:15), 물 온도 87℃, 분쇄도 굵게, 총 2분 15초.
- 뜸: 50g까지 부드럽게 붓고 40초
- 1차: 160g까지
- 2차: 270g까지 천천히
- 물이 다 빠지기 전에 드리퍼를 내려요. 마지막 몇 방울이 제일 써요
마지막 단계가 처음엔 좀 아깝게 느껴질 수 있어요. 그래도 한 번 비교해보면 그 몇 방울이 얼마나 쓴지 알게 돼요.
비율을 1:15로 조금 진하게 잡은 건, 온도를 낮추면서 줄어드는 바디감을 원두량으로 채우려는 거예요.
온도계 없이 87도 맞추기
주전자나 물 양, 실내 온도에 따라 다르긴 한데 대략 이 정도예요.
- 끓은 직후: 약 96~100℃
- 뚜껑 열고 1분: 약 93~95℃ (라이트 로스트용)
- 드립포트에 옮겨 담으면: 한 번에 5도 안팎 떨어짐
- 옮겨 담고 2~3분: 87~90℃ 근처 (다크 로스트용)
제일 쉬운 건 끓인 물을 드립포트에 옮기고 3분 정도 두는 거예요. 그 3분 동안 원두 갈고 필터 헹구면 시간이 딱 맞아요. 온도계가 있다면 한 번만 재서 내 주전자 감을 잡아두세요. 그다음부턴 시간만 지키면 됩니다.
BrewCue는 로스팅별 레시피에 온도가 따로 적혀 있고 단계별 시간을 잠금화면에서 세어줘서, 물 식히는 3분이랑 추출 시간이 머릿속에서 섞이지 않아요.
다음 다크 로스트는 물을 3분만 식혀서 부어보세요.